10여년 전, 일본에서 주택을 매수했다. 그때 느낀, 장점 4가지를 정리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인 장점이다.
첫째, 주택담보대출비율(LVT) 90%
한국은 주택담보대출비율이, 규제지역(40~50%), 비규제지역(70%), 생애 최초 구매자(80%), 다주택자(0%) 등 매수 지역과 매수자 자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최대 80%가 한계다(2025년 기준). 이에 반해 일본은 90% 일반적이다. 계약금 10%을 납부하면, 나머지는 은행에서 대출을 해준다. 5억원짜리 주택의 경우, 5천만원의 계약금만 있으면 매수할 수 있다. 영국처럼 주택담보대출비율의 규제가 없어, 95% 심지어 주택가격의 100%가 대출을 해주는 국가도 있지만, 여하튼 한국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로 대출을 해 준다.
덧붙여 일본 대출 한도액은 보통 부부 소득의 8~10배라고 하는데, 한국의 7.5배와 거의 비슷해서 차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둘째, 35년 고정금리 대출 상품이 있다.
일본에서는 신축 주택의 경우, 35년 고정 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수할 수 있다. 고정 금리는 변동 금리에 비해 당연히 조금 높은 수준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지만, 이자의 예측 가능성 – 안정성은 변동 금리와 비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금융 위기가 와 기준 금리가 치솟아도, 매달 내야할 대출 이자는 변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금년에 30년 고정 금리 상품을 출시한다고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대출 신청 자격(생애최초 등)이나, 또 주택(아파트) 매수 가격(예를 들어, 비수도권 6억이하) 등에 제한을 둘 것으로 알고 있다.
셋째, 생명보험 연동이 필수다.
은행과 차주의 이해 일치
수십년 이상 장기 대출을 해 주는 은행의 고민은 아마도 리스크 관리일 것이다. 은행은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고 원금(대출금) 회수하고 싶어 한다. 부득이하게 사고로 차주(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가 사망할 경우, 은행이나 유가족 모두가 곤란해진다. 은행은 주택을 압류해 경매로 넘겨야 할 것이고, 유가족은 지금까지 살던 집에서 하루 아침에 쫓겨 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와 관련해 차주가 생명보험을 드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만약 차주가 사망하면, 보험회사가 은행에 대출금 전액을 대신 갚아 준다. 은행은 대출금 회수를 완료하고, 유가족들은 이자 납부 걱정없이 살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 은행과 유가족 모두에게 좋은 계약이다.
보험 회사의 고수익 상품
보험 회사도 수익나는 비즈니스다. 매월 보험 계약자가 내는 보험료는 일정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가 발생했을 시 보험회사가 은행에 지불해야 할 금액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은행이 30년 기간으로 5억원을 대출해 주었고, 15년 동안 아무런 문제 없다면, 단순하게 계산해서, 은행이 받을 원금은 2억 5천만원으로 줄어 든다. 15년간 차주가 열심히 일해 갚았기 때문이다. 이때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 회사가 은행에 지불할 돈은 2억 5천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보통 사망 확률이 연령 증가에 따라 높아진다는 전제하에, 보험 회사가 지불해야 할 돈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점 감소하는 구조다. 암보험과 같은 의료보험의 경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보험 회사가 지출할 금액이 늘어나는 것과 반대되는 구조다.
그러니, 주택담보대출과 연동된 생명보험 상품의 필수 가입은, 은행, 차주(정확히는 유가족), 보험 회사,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다. 나는 이런 상품이 한국에서도 나왔으면 좋겠다.
넷째, 의료보험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연동된 생명보험 상품은 보험 회사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 주는 구조다. 그러니 보험 회사들은 한발 더 나아가, 암보험 상품도 출시했다.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암 진단 확진을 받으면, 즉 의사가 “당신은 암에 걸렸습니다.”라고만 말하면(진단서만 발행해 주면), 은행에 갚아야 할 대출금 전액을 보험 회사가 대신 갚아 주는 상품이다. 사망하지 않고 오랜 기간 투병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의료비의 압박을 해소해 주는 상품이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이것도 세월이 지날수록 보험회사가 은행에 대신 갚아줄 금액이 줄기 때문에, 보험 회사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주지만, 차주에게도 암 치료비 보장(갚지 않아도 되는 대출금 대신에 그 돈을 의료비로 사용할 수 있어서)이라는 안정망을 제공해 준다.
내 케이스
내가 주택을 매수했을 때, 당시 변동금리 대출 상품의 금리가 0.66%였다. 1억원을 빌리면, 1년 동안 66만원, 월 5만5천의 이자를 원금과 함께 지불하는 상품이었다. 나는 이 더 이상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거의 제로 금리였고, 여기에서 떨어지면 얼마나 더 떨어질까 하며, 당시를 금리 바닥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안정성도 생각해, 35년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1.56% 금리였다. 거기에 생명보험료와 의료보험료를 금리에 추가했다. 그래서 최종 금리가 2% 초반이었다. 이 2% 이자가 매월 우리 가족의 주거, 생명 보험, 의료 보험를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다.
내가 지금 사망해도, 남은 대출금은 보험 회사가 대신 갚아 주고, 내가 오늘 암진단을 받아도 남은 대출금은 보험 회사가 대신 갚아 주기에, 어느 정도 안심이 된다. 이와 비슷한 보험 상품이 한국에 있을 지 모르지만, 이런 상품은 이해관계자 모두에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