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년 전의 전설 투자자, 제시 리버모아(1877~1940)의 이야기 중에는 “포지션을 잃는다”고 발언한 노신사(old gentleman)의 에피소드가 있다. 주식 객장에 꾸준히 나오는 노신사에게, 그분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뉴스(소문)가 전해지고, “어서 파시고, 떨어진 후에 다시 사시면 그만큼 이익을 보신다”며 매도를 재촉했을 때, 노신사는 “포지션을 잃는다”며 뉴스를 전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며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내가 이 에피소드를 기억하고 있는 것은, 이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포지션을 잃는다”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뉴스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가 아니라, 현재 위치에 잃어 버리는 것을 위험한 상황이라고 노신사는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인데, 그것을 체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제 체감했다. 월요일, 화요일 매매로 지난 주 이익 전체를 상쇄하는 손실을 보았다. 매매일지를 살펴보며, 실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바로 눈에 띄었던 것이 거래 종목 수였다. 데이트레이더인 나는 매일 사고 판다. 하루 1종목이다. 그러나 월요일, 화요일 이틀간 내가 사고 팔았던 종목 수는 18개였다. 보통 그날의 종목을 선정하기 전에,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계획을 짠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없다. 어떤 종목을 사서, 언제 수익낼 것인지, 수익이 나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가를 글로 적거나 머리 속에서 돌려 본다. 월요일, 화요일 내 루틴대로 준비했던 종목(2~4)들은 예외 없이 수익이 발생했다. 그리고 뇌동매매(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즉흥적으로 매매)했던 종목들에게서 많은 손실을 보았다. 안타까웠던 것은, 뇌동매매로 매수했던 종목들 중에는 손실이었어도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손실을 메꾸어지는 것을 넘어 당일에 꽤 괜찮은 수식을 낼 수 있었던 종목도 많았던 것이다. 다른 종목이 오르니, 따라가야 할 것 같아서 손절하고 갈아탔는데, 그 종목에서도 손실이고, 또 다시 갈아타고를 반복한 참사인 것이다.
포지션을 잃는다는 것은 짜놓은 시나리오를 날려 버린다는 의미고, 준비한 계획을 뒤엎어 버리겠다는 뜻이다. 이러면, 언제 사서, 언제 팔지에 대해 전혀 감 잡을 수 없다. 원칙을 지키면, 수익이 나고 손실이 나도 최소한의 손해를 나올 수 있지만, 포지션을 잃으면, 바다 한 가운데서 길 잃고 같은 자리를 맴돌다 조난 당하는 것과 같다. 이제부터라도 “one day, one stock”(하루 한 종목)를 되새기며 일신해야겠다.
